신경과 전문의가 말하는 뇌전증(간질) 발작시 대처방법

2018. 9. 6. 21:46의학

서론 : 마음아픈 이야기

출산을 앞두고 공부를 하고자 국가에서 지원해서 진행하는 산모 교실에 참석했다. 아동학관련 교수님이라고 하는 분께서 강의를 해주셨는데, 간질발작(은 공식용어가 아니다. 뇌전증이 공식용어이다)을 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같이 대처했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말해주시는데 틀린 방법을 말씀하셔서 마음이 아팠다. 좋은 분이신것같은데, 교수라는 직함을 달고 자리에서서 아이를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려주시는 분 입장에서, 잘못된 지식을 산모들에게 전파하여 그 산모들의 아이들이 혹시라도 (절대 그런일이 없길 간절히 바라지만) 그런일이 발생했을때 적어도 애를 해하는 일이 발생하진 않아야 할텐데. 잘못된 방법을 적절한 처치방법처럼 말씀하셔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위해. 절대적으로 '진리'만 말할것이라고 기대되는 위치에 있으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야함을 느꼈다. 또한 함부로 남의 말을 믿으면 안된다.


대학병원에서 일하다보면 사실 자주 있던 일이다. 뇌전증 발작이 일년에 수회이상 재발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이제 대처방법정도는 아주 잘 알 것이라고 기대하고 보호자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사실 아무도 아직까지 그런것에 대해 설명해준적이 없다는듯 잘못된 대처를 하는 부모들을 무섭게도 자주 접한다. 그럴 때 마다 가능하면 잠깐 시간내서 대처방법을 설명해드리며 '앞으로는 이렇게 해주세요' 라고 설명해도, 믿지 못하는 눈치여서 힘들때가 많았다. 마치 내가 돌팔이 의사라도 된듯.


본론 

산모교실 강사의 대처법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뇌전증 발작을 하고 있길래 우선 놀라서 119를 불렀어요. 
어느새 혀가 말려들어가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이 시퍼래져서 놀랐어요.
막대기를 구해서 바로 입안에 집어넣으면, 막대기를 물기때문에 다칠수있어서 위험하답니다.
그래서 수건을 막대기에 감싸서 입안에 집어넣었어요! 여러분도 기억해주세요!
그렇게 했더니 혀가 마사지되면서 풀려서 숨을 다시 쉴수있게 되었답니다.
어머님은 애가 죽을까봐 무서워서 자기 손이 짤려나가더라도 감수하고 막 손을 집어넣으시려고 하더라구요. 그게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막대기에 수건을 감싸서 입에 집어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119가 원래바로 안오기 때문에, 택시를 잡아서 바로 갈수있도록 했습니다.


위 대처법은 잘못된 대처법이다. 우선 나는 수강생이라는 나약한 위치였고, 영웅이 되고싶은 마음도, 용기도 없어서 특별히 반론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너무 후회되어 이렇게 글을 쓰고있다.

위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119를 불렀다는건 너무 잘한일이다. 우선 폰을 집어 119를 부르고 보자. (어차피 나중에 느리다고 타지않았지만)

그 다음줄에서부터 시작되는 수건을 말은 막대기를 입에 넣은 일은 사실은 정말 너무 대표적으로 잘못하는 관리이다.

절대 입에 무엇도 집어넣어선 안된다.

일단 이가 닫히면서 해당 물건(막대기 등)이 부러지면서 파편이 역으로 기도로 들어갈수 있을 뿐 아니라, 수건을 말아서 집어넣는 경우에는 오히려 숨을 쉴 공간이 없어지면서 숨을 못쉴수있을 것으로, 절대 입에 그 무엇도 넣지 않도록 해야한다. 주먹을 입안에 집어넣고 숨을 쉰다고 생각해보면 왜 이게 더 해를 끼칠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것이다. 진심이다. 


숨을 못쉬는게 마음이 아파도 그것때문에 죽지는 않지만, 좋게 해주려고 입안에 뭐 넣다가 그것때문에 죽을 수 있다.


혀가 마사지가 되어서 숨을 다시 쉬게 되었다는 말도 틀린말이다. 마사지한다고 절대 풀리지 않는다. 그냥 그 발작이 풀리면서 저절로 좋아지는것이다. 


뇌전증 발작이 발생했을때 상황을 문진하다보면 '다들 달라붙어서 주물러서 좋게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를 자주듣는데, 아무의미 없다. 근육의 문제가 아니라 뇌에서 이상전류가 발생해서 그 근육이 수축하는 자극이 하달(?)되어서 생기는것이다. 근육 주무른다고 좋아질것 없다. 아래 다시 설명하겠지만, 오히려 무리해서 펴주려고 하다가 인대가 늘어나거나 뼈가 부러지는등 다칠 수 있어서 주의해야한다. 


119가 느리기 때문에 택시를 탔다는 이야기도 잘못됐다. 119에 있는 응급구조사들은 우리도 믿고 맡기는 소중한 인력으로, 엄청난 의료지식과 대처방법을 습득하고 있다. 또한 이분들이 매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경우 병원에 미리 연락하여 준비를 하도록 할 수도 있고, 구급차 안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적절한 처치를 해줄 수 있어서, 택시가 심지어 더 빨리 병원에 갔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119가 도착하면 처치가 그때부터 바로되기 때문에 무조건 119를 기다렸어야 한다. 119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당황스럽고 마음이 힘들어서 급한마음에 택시를 부르셨다는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초조하더라도 119 전화상으로 받는 지시를 잘 들으면서 119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것이 맞다. 실제로 전화통화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도 자세히 알려준다고 알고있으니(경험한것은 아니지만...) 초조한 마음을 119상담원의 지시를 시행하는 방법으로 풀면서 기다려야 할 것이다.


결론

대한뇌전증학회에 가면 일반인들을 위한 안내서(링크)가 있다. 엄청 노력해서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일반인을 위한 안내서를 만들어도 많이 못보는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아래 위 파일의 발췌이다.



- 주변을 정리한다 (다칠수있는 물건을 치운다)

- 억지로 누르거나 붙잡지 않는다 (보기가 싫다고 반사적으로 못움직이게 붙잡는데, 오히려 골절 등의 상해가 발생할 수 있다)

- 조이는 옷을 풀러준다

- 옆으로 눕힌다. (술먹고 토하면 기도로 안넘어가게 하는것과 같은 원리, 이물질 및 체액 기도로 들어가거나 막을 수 있다)

- 절대 입에 뭐 넣지 말아야한다.

- 손가락 따거나 민간요법 하지말것

- 옆에서 발작이 끝날때까지 기다린다.


언제나 공식적인 자료를 믿고 따라야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의학은 그렇다.

위의 일반인을 위한 안내서 뿐 아니라 볼만한 자료들이 좀 있으니 뇌전증학회 홈페이지를 가보기를 추천한다.


질병을 앓는것은 어쩔수없지만, 대처를 잘못하는것은 너무 슬픈일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이글을 보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 한명에게라도 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