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 체크업 (검사를 받으러 가야할까요?)

2020. 3. 7. 05:08의학

이 글은 예전 Ver1. 자료입니다. 최신 체크업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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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부터의 글은 예전 Ver.1과 관련된 글입니다 ^^

여보, 나 코로나 검사해봐야 할까?

환절기가 되다보니 걸리기 마련인 감기가 걸린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보지만, 심지어 의사인 나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긴급재난문자로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했던것 같은데... 직접 만난것 같지는 않은데 내 주변 지인은 직접 만난것도 같다고 하고... 머리속이 복잡했다. 그냥 맘편히 돈내고 검사하자! 라고 말할 수도 없다. 워낙 검사가 오래걸리고 밀려있어서, 어차피 하고 싶다고 함부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보니. 아빠~ 라며 웃으며 멀뚱멀뚱 쳐다보는 딸아이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스크를 주섬주섬 찾는 아내의 사이에서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가이드라인

당연히 바로 찾아본 것이 질병본부에서 배포하는 가이드라인이다. 여기에는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배포한 코로나-19 대응 지침 (7판)

여기에는 당연히 우리 가족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같이 보는 뉴스에서 나오는 확진자들은 이 기준에 전혀 해당되지 않는데도, 검사를 했으며,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이 기준대로 검사를 하는것이 맞는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마련이다.

실제 선별 진료소 현장의 의사들에게 물어보다

일상에 치여서 사실 더이상 찾아보지는 않고 지내다가, 선별진료소에서 일하고 계신 의국 선배님에게 카톡이 왔다. 저번 코로나앱을 출시하고 나서 직후였다. 선배님은 지금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이 전혀 아무 관련도 없는데 오는 사람도 많고, 그렇다보니 진짜 중요한 사람들을 놓치기 마련이어서, 이런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알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한번 이게 앱으로 만들만한 문제인지, 선배님에게서 우선 기본적인 아웃라인을 이해하고, 주변에 여기저기 물어보기 시작했다.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주변 의사들은 매우 많다. 공중보건의로 간 많은 선배들은 이런 선별진료소 업무를 많이들 보고있으며, 바로 옆 병원의 선별진료소에도 많은 지인들이 선별진료를 보고있다. 이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을때, 조금씩 기준이 다르지만, 듣다보니 대략적으로 어떻게 검사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 위의 기준은 의사환자와 조사대상 유증상자를 검사하는 방법이고, '꼭 해야만 하는'사람들이다.
  • 실제로 바이러스가 많이 퍼지면서 이보다 훨씬 더 큰 범위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실 명확한 기준을 잡기는 힘들다.
  • 하지만 신경쓸 수 있는 변수가 몇가지 없다.
    • 역학적 관계 (확진자 직접접촉 / 중국이나 국내 집중발생지역을 방문 / 신천지 교인 / 중국인 유학생)
    • 열이 나는지 여부
    • 관련 증상이 있는지 여부
  • 역학적관계를 제외하고 열/호흡기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는 엄청나게 많을텐데, 이런 환자 중 누구를 검사할지는 의사의 판단에 따른다.
    • 이 의사의 판단이라 함은, 일반적인 감기와 달리 3-5일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X-ray상 특이 소견이 보이거나, 증상의 원인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불명확하거나, 증상과 달리 열이 심하게 난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종합적인 판단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한 얘기고 별 의미 없는 얘기같이 들리지만, 사실 현실에서는 이렇게 시간을 잡고 천천히 따져보지 않는이상 그저 막막할 뿐이다. 

또 앱으로...

선별진료소 의사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혼자서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면서 정리해도 사실 머리속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나름 의사니까 이걸 정리해서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 원리를 이해하겠지만 사실 수많은 사람들은 전혀 이해도 못하고 두려워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래서 또 앱으로 만든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이번에는 저번처럼 타임어택 모드는 아니었고 (ㅎㅎ) 나름 여유를 갖으며 진행하였다. (2일걸림 훗.)

완성된 흐름도

앱에 들어간 흐름도(20.03.06)

사실 아주 정확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거의 이대로 앱에 들어가있다고 봐도 무관하다. 여기서 좀 어려웠던점이, 사실 현재 시점에서 정말 가능성이 낮은 환자들도 종종 확진자로 나오다보니, 절대로 이 기준을 타이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사실 '검사 안해도 될것같아요'라는 결론이 나오는 흐름은, 아무 역학적 관계도없고, 증상도 없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가장 멀쩡한 사람의 한가지 경우 밖에 없다. 나머지는 가능성이 모두 낮음 이상이다. (체온을 안 재서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 제외)

 

사실 의학적으로 이것이 기반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선별진료소 의사들이 진료를 보는 방법에 더 가깝고, 여기에서 '위험도 중간-높음..'이런 단어들이 사실 아무의미가 없다고 봐도 된다. 의학적인 판단을 이것을 이용해서 하면 위험하다.

 

이걸 의학용으로 쓰다기보다는, 어떤 인자들이 관여하는지, 이 전체적인 큰 그림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많은 분들께 쉽게 정보를 제공하는데에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앱 소개


 


 




중점

  • 비의료인이 이 앱을 이용해서 어떤 인자들이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열나는지 여부, 폐렴, 역학적 연관성 등).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증상의 변화를 기록할 수 있다.
  • 기록한 것 중 이상소견만 요약하여 한눈에 표시하여서, 의료진과 상담시 효율성을 높인다.
  • 모든 정보는 서버로 보내지지 않고 기기에만 존재한다(개인정보보호)

마치며

사실 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걸로 인해 혹시라도 한명이라도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까봐 두려웠다. 그래서 앱 안에서도 절대 '괜찮다'라는 식으로 환자를 안심시키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다.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그만두지 않고 진행해서 오늘도 해가 뜨고 한참 뒤 ㅠㅠ.. 지금은 이걸 내가 왜하는지 모르겠다 사실.ㅜ 왜냐면 블로그글이 중간에 날라가서 무슨 말을 쓸지 모르겠어서 일단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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